눈으로만 판단하지 말라

계류낚시를 다니다보면 포인트를 눈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눈으로 봐야죠. 코로 파악할수는 없는 노릇…킁킁흠..

하지만 눈으로 보고 평면적으로 판단하는것은 어렵지 않아요.

낚시좀 해본 사람들이면 한번 가게되면 어느정도 파악되고 두번째 가면 1년다닌 사람과 차이가 없을 정도라고 봅니다.

계곡의 물줄기가 좁은만큼 아이들이 갈 곳이 많이 없기도 하고 붙어있을 곳은 뻔하거든요.

그럼 결국 너도알고 나도아는 그런데 말고 산천어는 또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하겠지요.

많이알면 그만큼 더 양보 할 수 있으니까요.

눈앞에 계곡이 있고 당신이 내 옆에 있다면 하나하나 찍어주고 설명해 주겠지만

지금 우리는 모니터와 핸드폰 앞에 있기에 그럴 수 없으니 글로 대신 합니다.


‘상하좌우’

이 글을 쓰려고 잠시 생각하다보니 다시금 ‘상하좌우’라는 말을 하게 되네요.

앞으로 다른 글에서도 이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겁니다.

한번 산천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봅시다.

그들의 본능중 가장 강한 것은 번식일겁니다.

모든 것은 번식을 위해서 라고 설명해도 틀림이 없죠.

한가지 단어를 얻었네요. ‘번식’

번식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야죠. ‘생존’ 입니다.

생존만 하면 되나요?

아니요.

잘 먹고 잘 커서 내 옆에 경쟁자보다 몸집을 키우고 힘이 세져야 합니다.

그래야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배우자를 선택할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세번째 단어는 ‘먹이’ 입니다.

요약 : 번식을 위해 생존 해야하고 그러면서 먹잇감을 되도록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가지 단어를 얻었고,

이제 번식과 생존,먹잇감을 다른말로 바꿔보겠습니다.

번식이 생명체의 본능이라면,

생존은 피포식자의 본능이고 먹잇감은 포식자의 본능입니다.

이제 소제목에 써놓은 ‘상하좌우’에 대해서 말할때가 왔네요.

上(상) : 피포식자로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상위포식자의 접근을 경계해야 합니다.

또한 포식자로서 수면위에 떠 내려오는 먹잇감을 경쟁자보다 빠르게 먹어야합니다.

그래서 계류어들의 시야는 수면 위쪽을 특히 더 경계합니다.

 

下(하) : 피포식자로서 수면위의 포식자에게 발견될 확률을 줄여야 합니다.

많은 어종들이 그러하듯 산천어의 등무늬는 위장색이고 하늘에서 봤을 때 위장색이 주변환경과 어우러져야 합니다.

 

左(좌) 右(우) : 에너지 50짜리 먹이를 먹기위해 에너지 100을 소비하면 죽죠. 베어그릴스도 굉장히 싫어하는거죠.

죽으면 번식이고 뭐고 없어요. 계류의 빠른 물살을 계속 타고있는 산천어는 없습니다.

그 자체로 엄청난 에너지 소비이고 따라서 양옆에 기댈곳이 필요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봅시다.

계류에 몇번 가보고 눈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은 사진을 보듯 포인트를 보고 몇군데 툭툭 찍습니다.

틀리는 경우 잘 없어요. 근데 저는 틀린 판단을 하고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라, 좀더 많이 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유를 물어보면 산천어 입장에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이 없습니다.

‘어떻게 이해하든 똑같이 예측하면 되는거아니냐’ 라고 물음이 가지는 분이 있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말하는데 같지 않습니다. 산천어의 입장에서 보면 눈으로 보는 것 보다 더 많이 볼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포말을 ‘풍부한 용존산소가 확보되기 때문에’ 라고만 이해하는것과

‘하늘의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겨줄 지붕’으로도 바라보는 것은 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이해가 있다면,

보잘것 없어보이는 작고 얕은 포말에서 꽤 큰녀석이 은신하고 있을것 같은 좋은 집처럼 보이게 됩니다.

고기 없는곳에 던지면 확률이 제로인데, 고기 있는곳에 안던지면 그것도 제로에요.

또한 ‘무슨소리야 그런 것 생각안해도 나는 잘잡고 다니는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검증할수 없으니 잘잡고 다니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고요.

허나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그것대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기에, 어느정도 다양한 경험을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내것으로 만들어가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참고 : 즐기는게 목적이라면 제가 아는사람중 가장 제대로 즐길줄 아는 분인 ‘루어신동’님께 배우시면 좋습니다.

아래는 남들 다 아는 기본적인 포지셔닝 확률이 높다를 판단하는 몇가지 제 기준입니다.

순서에 딱히 의미는 없고 뺄꺼 빼고 생각나는 대로 쓰기 때문에 다 못쓴 것이 있을 수 있으나 나중에 생각나면 추가해서 적을수도 있겠네요. (물론 귀찮으니까 안 적을 것 같긴합니다)

 

  • 물이 흐르는 속도
  • 물의 양
  • 계절
  • 포말
  • 하늘을 가려주는 자연물/인공 구조물
  • 물이 흐르는 방향
  • 물공 중간의 자연물/인공 구조물
  • 나무 또는 풀의 밑둥
  • 바닥 색깔/종류
  • 태양의 위치(시간대 및 그림자)

쓰다보니 어쩔수 없이 애매한 부분들이 많네요. 다들 아시는 내용이니 길게 쓰진 않겠습니다만

물이 흐르는 방향/흐르는 속도 라고만 했다고 그게 끝이 아닌 것은 다 아실겁니다.

단순한 포지셔닝 확률 외에 전진해서 자리잡고 있는지 후방에 자리잡고 있는지 등등도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여러분,

위 목록들 다 아는 내용이라고, 단순 목록이라고 쓱 보고 내려오신 분들은 다시한번 확인하고

산천어의 본능과 연결지어서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아무튼 오늘은 기본 포지션에 대해서만 쓰는거니까, 저 중 한가지 기준만 충족이 되어도 확률은 존재하는거고 우리는 그 확률을 보기만 하면 되는것이기에 기준의 교집합을 보려고 노력하고 신경쓰면 될 일 입니다.

더 자세한건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써야겠습니다.

쓸것이 참 많은데, 상하좌우를 이해하고 여기에 전후 까지 사용할줄 알면 사실상 계류에서 필요한 모든 기본기는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을 평면이 아닌 입체로 보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참고로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앞으로 몇가지 주제를 상하좌우와 전후까지 해서 쓸 예정입니다.

캐스팅, 미노우 운용, 로드액션 등등

시간있으신 분들은 위 주제에 대해서 하나씩 대입해서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무념무상으로 로드를 흔들어제끼던 때보다 다음 계류출조가 더 즐거워 질지도 모르니까요.

이번글은 이쯤에서 마쳐야 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결론 - 공간을 입체로 보라


끝으로,

계류낚시를 시작할때부터 지금까지 늘 저에게 힘이 되어주고,

때로는 지식이 되어주고, 때로는 선배이자 선생님이 되어주시는 일본의 루어신동형 / 한국의 기상이형 / 독일의 오형님께 감사드립니다.

2019년 새해 첫 날.

트라우트코리아 대표 이소장 드림


이소장

- 마음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베이트피네스 잘하고 싶어함
- 트라우트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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